2023. 8. 7. 18:15ㆍEconomist의 IT 커리어/자격증 따기
글을 시작하기 앞서 본인은 네트워크, 클라우드 지식이 전무한 무지렁이 였음을 밝히고 시작한다. 그럼에도 2달 동안 다른 일과 병행하며 한방에 합격했으니, 혹여나 도전하는게 두려운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어가셨으면 한다.
내가 쓴 다른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hozy는 비전공자로 개발을 시작했고, ERP라는 갈라파고스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처음 배운 사람이다. 때문에 네트워크나 시스템 등의 분야는 항상 회사의 아키분들이 해결해주시는, 일하면서도 굳이 알 필요조차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항상 "자격 미달자가 프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컴플렉스에 빠져 있던 나는 아키텍쳐 영역에 대해서도 언젠가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앞으로 개발자의 커리어를 이어가거나 혹은 Machine Learning 분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 생각했기에 클라우드 공부를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다.
마침 대학원 입시를 마치고 입학 전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생겨서 클라우드 공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친구 중 AWS에 이미 다니는 친구가 있었고, 어떻게 클라우드 공부를 해야할지 대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기왕 공부하는거 자격증 따는게 스펙에도 좋다는 말에 동의하여 AWS SAA 자격증을 준비하기로 했다. 친구는 A Cloud Guru라는 사이트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클라우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실제 자격증 취득을 위해선 dump를 암기하는 게 최적의 루트라고 조언해줬다.
이 얘기를 듣고 뭔가 한국사능력검정의 추억이 떠올랐다. 그냥 대충 시험만 보고 3급 따면 됐는데 굳이 이론 공부한다고 최태성 강의 붙잡고 시간낭비해서 의미없는 1급 따버렸던 그 시험... 그래 dump에서 다 나오는 거면 걍 dump 풀면서 공부나 하지뭐 ㅋㅋㅋ 하다 보면 외워지기 않겠어? 하는 마음에 최신 dump를 2만원 주고 바로 구매했다. 그런데 이건 좀 다르더라 ㅋㅋㅋ 국사야 다 까먹었다고 하더라도 10년간 내신 준비하면서 외운게 있었지만... 이건 무슨 severless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가장 최적의 serverless 솔루션이 뭔지 어떻게 고르냐고 ㅋㅋㅋ 바로 덤프 꺼버리고 A Cloud Guru로 공부하기로 했다. 나는 약 두 달의 공부 기간을 잡았고 다음 3단계의 큰 그림을 짰고 실제로 이행했다. 지금 보니까 딱 두달 하고 5일 걸렸네.
< GAME PLAN >
1. A Cloud Guru - AWS CLF-C01 인강 (총 5강) : 2023.05.19 ~ 2023.05.24
2. A Cloud Guru - AWS SAA-C03 인강 (총 23강) : 2023.05.25 ~ 2023.06.15
3. 최신 Dump 반복 숙달 (총 562문제) : 2023.05.25 ~ 2023.07.23
4. AWS SAA C03 시험 보기 : 2023.07.24
1. A Cloud Guru - AWS CLF-C01 인강
처음에는 SAA 인강을 바로 들어봤는데 뭔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갔다. 멘붕이 왔지만, 멘탈을 부여잡고 초심자를 위한 자격증인 CLF 인강을 먼저 듣고 SAA 인강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CLF인강은 진짜 대략적인 설명들을 쉽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A Cloud Guru에서 배포하는 자료가 너무 예쁘게 정리가 잘 되어있었다. 강의해주는 흑인 누나의 찰진 억양은 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CLF 인강으로 한번 듣고 SAA 인강으로 한번 더 들어서 자동으로 복습을 한 효과도 있는것 같다.
이 인강은 외우려는 생각으로 듣기보다는, 어차피 SAA 강의에서 다시 나올거 그냥 한번 들으면서 이해하자 정도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넘기면 된다. 그래도 강의 내용들을 캡쳐해서 One Note에 정리하는 정도의 성의는 보였고, 이것들이 나중에 SAA 강의 들으면서도 한번씩 헷갈릴때 찾아볼 만한 자료가 되기도 했다.
총 5강 정도로 딱히 어려운게 없으니 빠르게 빠르게 들어서 넘기는걸 추천한다. 중간 중간 실습들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패스해도 상관 없지 않나 싶다. 자격증 따는데 딱히 도움되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실습 몇번해봤다고 나중에 취업후 그 내용들이 딱히 기억날거 같지도 않을거 같다. 근데 욕망덩어리인 나는 "그래도 도움이 되겠지"하는 헛된 희망으로 시간을 꽤나 많이 날린거 같다. 실습도 그냥 패스할 것을 추천.
2. A Cloud Guru - AWS SAA-C03 인강
총 23강 정도의 상당한 볼륨을 갖는 인강이다. EC2, S3, VPC 등의 AWS의 중요한 서비스 들에 대해선 나름 심도있는 설명을 해주고, SageMaker, Polly, Amplify같은 마이너한 서비스들은 대략적으로 훑고 넘어가준다. 나중에 dump를 공부해보면 알겠지만 거기에 나오는 웬만한 서비스들은 대략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SAA 시험은 결국 AWS라는 회사가 어떤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지, 그리고 특정한 상황에 어떤 서비스를 추천하는게 바람직한 지를 테스트 하는 시험이기에 가장 먼저 알아야할 것은 AWS에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 AWS에 뭔놈의 서비스가 이렇게 많은지 욕을 몇번 뱉어주면서도 대충 이런게 있구나 파악하는 정도, 그리고 또 그걸 잊어먹을게 분명하기 때문에 어디에 메모하는 정도에 의의를 두는게 좋을 거 같다. 이걸 강의 들으면서 다 암기하고 넘어가겠다는 욕심은 굳이 부릴 필요 없는듯. 어차피 나중에 문제 풀다보면 반복숙달 될것이므로, 이해정도만 하고 넘어가자. 그리고 그 이해한 내용만 살짝 필기해놓자. 예를 들어 나중에 실전 문제 풀면서 AWS Control Tower가 나오면, 본인이 기록해둔 부분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One Note에 강의 캡쳐본과 대략적인 설명, 그리고 키워드 들을 아래처럼 정리해두었다.
3. 최신 Dump 반복 숙달
이런 자격증 류 시험의 특징이 있다. 이론 백날 외워봐야 결국 실전문제 안 풀어보면 점수가 안나온다. 때문에 나는 위의 SAA 강의와 함께 dump 문제 푸는 걸 병행했다. dump는 이 자료를 공유하는 톡방이 있어 거기서 구했다. 그런데 문제의 대부분이 examtopics.com 이라는 사이트와 동일했다.
그런데 dump 문제가 몇문제인지 아는가? 562문제다. 그냥 양치기 조지면 되지 않냐고? 문제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텍스트가 꽤나 길어서 일반인 기준 이게 양치기로 조져서 될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구매한 dump에 오답이 많아서 타당한 정답을 찾는데도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만약 내가 인강을 듣고 이론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그냥 dump에 적힌 답을 외우고 넘겼겠지만, 너무도 분명하게 틀린 답이 많았다. 때문에 dump를 풀고 채점하면서 내 생각과 dump의 답이 다르면 examtopics와 비교해보고, 또 관련된 AWS 공식 문서는 없는지 뒤져가며 풀어야했기에 시간이 엄청 오래걸렸다.
그리고 찾아놓은 레퍼런스들은 One Note에 표에 아래와 같이 정리해두었다. 여기서 레퍼런스라 한다면 공신력 순으로, AWS 공식 문서, examtopics.com에서 가장 표를 많이 받았고 논리도 문제 없는 의견, Bard나 ChatGPT 등의 의견 등이 되겠다. 처음에는 편의상 Bard와 ChatGPT로 찾은 답이 맞다고 넘기곤 했는데 풀면 풀 수록 AI들은 멍청하더라. 결국 믿을 것은 AWS 공식문서 뿐이니, 시험보는데 돈을 여러번 쓰고싶지 않다면 처음 오답노트 만들 때 공 들여서 소스를 잘 찾아보자. 한편 우리의 목표는 문제를 맞추는 것이므로, 공식문서에서 답을 컨펌해줬다면 굳이 다 이해할 필요는 없고 그냥 넘기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 하루에 30개씩 풀어봤는가? 진짜 정신병 걸릴거 같았다. 나름 어려운 공부도 많이 해봤다 생각했는데 이건 진짜 너무 힘들었다. 무슨 세상의 진리도 아니고, AWS라는 일개 회사가 이런식으로 자기네 업무 프로세스를 짰을 뿐인건데 이걸 레퍼런스 뒤지고 인도인들끼리 토론하는거 찾아보면서 이렇게 까지 열심히 준비할 필요가 있을지 매번 현타가 왔다. 그런데 이미 시험 비용 결제했는데 뭘 어쩔건데, 그냥 욕설을 뱉으며 30문제를 어거지로 풀었던거 같다. 그렇게 하루에 30문제 씩 한바퀴를 돌리는데 19일이 걸렸다.
그런데 하루 30문제만 풀고 그냥 넘기면 기억 다 리셋되고 틀린문제 또 틀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 2일 틀린문제는 다시 풀어보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이틀전 틀린문제가 15개, 어제 틀린문제가 12개라면, 27문제를 먼저 풀고나서 오늘치 30문제를 풀었다. 그렇게 하루에 대략 50~60문제씩 풀어대다가 나는 여러번 멘탈이 부러져 버렸다. 그런데 니가 부러지면 어쩔 건데, 뭘 할 수 잇는데? 하는 생각으로 부러진 멘탈을 봉합하며 문제를 풀었다. AWS SAA 말고도 다른 것도 할 거 많은데 이것만 잡게 되면 멘탈도 나가고 시간도 엄청 잡아먹었다. dump 공부에 4시간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다면, 그중 3시간은 딴짓거리하다가, 나머지 1시간에 몰아서하고 하는 짓거리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너무 웃긴건 사람이 질려버리니 진짜 나 자신이 컨트롤이 안되더라. 그래도 씨발 이미 시작한거 끝을 보겠다고 이 악물고 하루하루 할당량을 채웠고 어떻게 1회독을 끝냈다.
그렇게 1회독을 끝내고 2회독으로 들어가니 틀리는 문제의 수가 급감했다. 대충 문제 푸는 감이 생겼다고 해야하나? 여기에 정리해놨듯 뭔가 AWS 국룰 같은 일종의 규칙같은 것도 생기고, 문제들이 어느정도 비슷비슷해 보이는 경지에 오른 거 같았다. 2회독에는 75문제씩 끊어서 8일에 걸쳐 풀었는데 대략 15문제 정도 틀리곤 했다.
이제 2회독에서 틀린문제들만 모아서 만든 오답노트에는 약 100문제정도가 들어있었고, 여기서부터는 그냥 무지성 암기에 들어갔다. 그렇게 1,2,3회독 마치고 나니 7월 23일이었고 이짓거리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7/29일이던 시험을 앞당겨서 7/24에 봐버렸다.
4. AWS SAA C03 시험 보기
서울 강남구 TGL 경복빌딩에서 시험봤고 결과는 850 점 정도로 합격이었다. 시험장 자체는 뭐 딱히 나무랄 것 없었고, 이미 너무 지쳐서인지 시험 직전 뭘 더 보거나 그러기 보단 건너편 스벅에서 달달한 돌체라떼 먹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던거 같다. 시험장에선 코팅지와 네임펜을 줘서, 계산이 필요한 문제들 푸는데 문제 없었다. 이어플러그는 요청해야 주는 것 같았다. 옆자리에 2분 주기로 한숨쉬는 빌런이 하나 있어서 좀 빡치긴 했지만 너따위가 망칠수 있는 그런 시험은 아니야. 시험보고 이틀 뒤 아래와 같이 메일로 합격 소식이 왔다.
덤프로 하는 공부에 대해 이래 저래 말이 많다지만, 이 정도 규모의 덤프라면 덤프로 공부하는게 치팅이라고 보긴 어려울 거 같다. 덤프 공부만 약 두달을 매일간 3~4시간 들여서 했는데, 이 정도는 노력으로 보는게 합당할 걸? 그리고 공부 막바지엔 소위 Best Practice처럼 사고하는 능력을 어느정도 체화했으니, SAA 정도는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중간에 빡침도 많았고 좌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힘들다고 여자친구에게 히스테리를 엄청 부렸던 것 같은데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 정말 잘 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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