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1 리뷰

2024. 12. 18. 12:53시장 생태계 최고존엄, 소비자 일지/[물건] 기어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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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말고사 마지막 시험까지 끝났다. 여유가 생긴 겸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hozy는 공부도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론 수도없이 날아오는 Black Friday 딜 메일들을 쳐내느라 고생을 하기도 했다. 미국 살이 첫 블프를 겪고나서 배운 점들은 다음과 같다.

 

1. 블프에서 싸게 사기 좋은 물건은, 평시에 인기가 많아서 절대 할인 안하고 정가로 파는 물건들 혹은 준 사치재에 가까운 가성비라 쓰고 애매한 포지션의 물건들인 것 같다. 찐 사치재는 본인들 이미지 관리 때문에 블프라고 할인하지 않는다. 가성비 아랫 품질의 물건들은 때때로 뜨는 아마존 스팟딜이 훨씬 싸다.

2. Black Friday 당일 날 딜이 많이 뜬다. 한 1~2주 전부터 조금씩 할인해준다는 메일이 계속 날아오지만, 진짜는 금요일 당일이다. 뽐뿌가 와도 꼭 참길!

3. 각 브랜드 혹은 온라인 몰에 가입을 해놓으면 딜을 놓칠 일은 없는 것 같다. 평시에 주구장창 날아오는 메일은 좀 스트레스... 특히 Macy 같은 몰은 진짜 스팸을 어마어마하게 보내댄다.

4. 온라인 몰 보다는 오프라인 매장 할인 폭이 그렇게 크다던데, 차가 없는 hozy는 아직 끼기 어려운 게임인듯... 차차 시도해보자.

5. 만약 미국 살이를 막 시작했다면, 당장 필요한 물건들이 아닌 이상 블프때까지 존버한다면 30~4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각종 물건들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방 기구 및 기계나 Bedding의 경우 Macy's에서 딜의 폭이 컸다.

6. State 별로 다르겠지만, 세금과 배송비를 내고 나면 할인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나 개별 브랜드 몰의 경우 배송비가 생각보다 사악하다.

7. 미국에서 블프 딜로 돈을 아낀 돈은, 다이소에서 몇천원 주고 살 것들을 몇만원돈 주고 사는 곳에 고스란히 쓰일 것이다... 냄비 받침, 수저통, 뜰채와 같은 물건들을 2~3만원 주고 사는게 얼마나 분하던지...

 

 

그렇다면 첫 시즌 hozy의 블프 성적표를 한번 보자.

 

정가와 비교를 했다면 좀더 기분이 좋을 순 있으나 그건 객관적이지 못하잖아... 그래서 구매한 물건들의 대략적인 상시가에 세금 6%와 배송비를 붙여서 비교해봤다. 전체적으로 39% 정도의 할인을 받은 듯 하다.

 

딱히 많이 산건 없는데 이게 70만원어치라고?

 

하나 하나 대략적으로 평가를 해보자. 기회가 된다면 몇몇 물건들은 심층 리뷰를 해보겠다.

 

1. 스탠리 IceFlow Fast Flow 텀블러.

이전 글에서도 볼 수 있듯 hozy는 스탠리 빠돌이가 되었다. 그 어떤 브랜드도 보냉기능은 스탠리를 못따라온다.

 

[스탠리] hozy는 어떻게 Stanley 1913 의 팬이 되었는가...

 

[스탠리] hozy는 어떻게 Stanley 1913 의 팬이 되었는가...

히포와 커플로 맞춰 구매한 아이스플로우 에어로라이트 패스트플로우 / 캡&캐리 개봉 기념으로, 오랜만에 hozy가 이런 저런 텀블러들을 거쳐 어떻게 결국 스탠리에 정착하게된 얘기를 주저리주

diamond-goose.tistory.com

 

hozy는 원래 캡앤 캐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구조가 단순해서 세척도 간편하고 뭔가 고장도 안 날거 같은 튼튼한 모양 때문에 이걸 골랐다. 하지만, 이 제품은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는데... 입 닿는 부분이 밖에 노출되어있다는 점이다. 가방 속에서 그리고 책상위에서 이 녀석이 굴러다녔던 걸 생각하니 급 찝찝해졌다. 여기저기 입맞추고 다니는... 나름 스탠리도 그걸 고려했는지, 텀블러 상단은 폭이 좁아지는 구조여서, 혹여나 텀블러가 바닥에서 굴러도 입 닿는 부분은 바닥에 닿지 않도록 디자인을 해놓긴 했다. 그럼에도 찝찝한 건 어쩔수가 없더라. 뭔가 딜이 하나 뜨면, 히포처럼 패스트 플로우 제품 하나 사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24달러에 딜이 뜬것!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다크 네이비 색상으로!! 세금과 배송비 추가하니 27달러 정도 가격이었는데, 뭐 스탠리 이 가격에 사는거면 혜자라 생각해서 질렀고 너무 맘에 든다.

 

 

 

 

2. Brita 정수기

가난한 유학생들의 영원한 친구 Brita도 구매했다. 사실 생수를 사다먹을지 이걸 살지 고민을 좀 했던 것이 사실이다. 킥보드가 있긴 하지만 매번 생수를 사다 먹는건 좀 무리인 것 같았고. 지금은 Amazon Prime 체험 기간이라 무료로 배송을 받아볼 수 있지만, 끝나면 연장을 안할 계획이라 생수에 의존하면 지출이 더 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막상 생수로 생활하니, 라면이나 파스타 끓일때마다 뭔가 물도 팍팍 못 넣고 좀 슬프더라고... 필터 하나당 3~5개월 쓴다고 하니 장기적으론 이게 훨씬 저렴할 것 같아 Brita를 사기로 했다.

물론 브리타를 100%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건물이 좀 낡아서, 수돗물을 바로 받아다가 브리타로 걸러먹는 건 뭔가 좀 위험해 보였다. 때문에 무슬이 생활패턴을 하나 추가했다. 숙소 지하 1층 공용 정수기가 있긴 한데, 필터 교체등이 켜져있다. 고쳐달라고 하니까 고쳤다고 메세지가 왔는데 뭘 고쳤다는 건지 여전히 필터 교체등이 켜져있더라. 그래도 뭐 한번 걸른 물이니까 배관 타고 온 원액보다는 깨끗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이 물을 브리타로 다시 한번 여과해서 먹고 있다. 물 떠올땐 스탠리들을 이용 중 ㅋㅋㅋ 엘베 타고 내려가서 물떠오는게 딱히 그렇게 귀찮진 않아서 무슬이 생활에 만족중이다.

 

다이렉트로 하려니 입구가 안맞아서 스탠리로 물떠다 먹는다.

 

 

3. Levis 511, 527 청바지

막상 미국에 와서 보니까 긴바지를 몇개 안 갖고 왔다. 그리고 얼마전 Wolverin Thousand Mile 부츠를 하나 장만했는데, 여기에 맞춰 입을 만한 바지가 없더라고. 그런데 리바이스 청바지가 하나에 2만원이라고? 이거 어떻게 참는데! 그런데 인기있는 슬림 스트레이트 라인은 할인 안하더라. 그래서 슬림 부츠컷인 527과 슬림 라인인 511을 주문했다. 미국 바지라 기장이 너무 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30L로 주문 하니까 기장도 살짝 긴 정도라 입는데 문제가 없다. 527의 경우 부츠컷이라 과한 디스코 풍이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핏이 촌스럽진 않은 거 같다. 언젠가 한번 연청 청바지를 입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 성취해본다 ㅎㅎ 오히려 511라인이 스키니에 가까워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여기 미국에선 애들이 나를 20대 중반으로 보는듯 하니 가오를 살려 잘 입어보자.

 

칼하트 디트로이트 X 리바이스 511 X 울버린 1000 마일 부츠. 이정도면 명예 미국인 인정?

 

 

4. Rival RB10 백 글러브.

위닝, 그랜트 등의 고가 브랜드를 제외하곤, 백 글러브 중에 끝판왕인 글러브라 생각한다. 소모품인 글러브 따위에 220달러나 쓰는 건 분명 돈 낭비 이거늘... 그러나 변명을 좀 늘어 놓자면, 요즘 hozy의 유일한 취미는 gym에 가서 복싱 연습을 하는 거다. 비록 아직도 허우적 허우적 거리는 폼이 보기 영 우습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섀도우도 하고 샌드백도 때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트윈스글러브로 헤비 백을 세게 치니 정권과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 손은 부러지면 평생 간다던데... 내 몸 소중하잖아... 그렇다고 복싱을 안 할 순 없으니 큰 맘 먹고 질렀다. 이 글러브는 리뷰가 거의 없는 관계로 추후 별도 글로 리뷰를 남겨보자.

 

 

5. Everlast Elite 2 복싱화

사실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의 최우선 목표는 이 녀석을 싸게 사는 거였다. 한국에서 사간 프로스펙스 복싱화가 두달만에 또 밑창이 떨어져 버려, 복싱화를 하나 장만해야했던 hozy... (3만원에 갓성비라 좋아했는데 역시 싼건 비지떡이었어. 어이 프로스펙스 관계자 보고 있나? 2개를 썼는데 둘다 밑창이 떨어져 나갔다 이말이야!) 아무튼 진짜 reddit을 열심히 뒤져가며, 아디다스 hog, 나이키 machomai, 베넘, 라이벌 등등 여러 복싱화들을 열심히 뒤젹거렸는데, 다들 에버라스트 엘리트를 칭찬하더라. 밑창 덜렁거리는 프로스펙스에 트라우마가 생긴 hozy에게 가장 중요한건 내구성이었고, 엘리트 시리즈는 내구성하나는 끝판왕이라 했다. 그런데 에버라스트도 제품 잘 뽑은 걸 아는지, 다른 장비들은 계속 할인 딜이 뜨는데 얘는 안뜨더라. 맘 졸이며 블프까지 기다려서 구매했다! 금액대 별로 20%, 30%, 40% 할인을 해줬기에, 친구를 꼬셔 핸드랩을 하나 사게 하고 나도 핸드랩 하나 사서 30% 할인을 받았다. 핸드랩은 좀 창렬인거 같긴한데, 그래도 두개 합쳐도 원래 가격보다 싸게 샀다. 이 제품도 별도 리뷰로 남겨 보자.

 

 

 

6. 갤럭시 버즈 프로 3

일단 싸게 산 건 맞는거 같다. 기존에 사용하던 갤럭시 버즈 프로 1세대가 안에서 뭔가 덜럭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던 찰나, Samsung Education 할인이 떠서 재빠르게 구매했다. 기존 사용중이던 제품 trade in 조건인데, 살짝 맛탱이 가기 직전인거 보내면 나야 개꿀 ㅎㅎ 혹시 몰라 뽐뿌 형님들게 검증 받았는데 다들 좋은 딜이라 하시더라. 그래서 맘편하게 주문했다. 하지만 기존의 버즈형태에서 애플의 콩나물 형태로 변경된게 내겐 영 불편하다. 옷 벗을때마다 걸리고, 뛰던 중에 조작하려고 하면 떨어뜨리기 일수에, 킥보드 타면서 들으면 풍절음이 너무 심하다... 이 빡친 마음 별도 리뷰로 남겨보겠다...

 

7. Goose Creek 방향제 리필 7개

후각/미각으론 예민 보스 끝판왕인 hozy. 같이 사는 중국인 룸메가 다 좋은데, 얘 방에서 자꾸 쿰쿰 찝찔한 냄새가 나더라... 아 이건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 미국에서 잘나가는 방향제 브랜드를 찾아봤더니, 얘네들은 양초를 태우더라고. 아, 맞아 양키캔들이 있었지 싶다가, 또 찾아보니까 구스 크릭이라는 브랜드가 할인도 많이 때리는데 품질이 좋다고 하더라. 그런데 양초 태우면 뭔가 발암물질 나올거 같고, 질식사 할거 같고, 그 무엇보다 난 라이터가 없다. 그런데 얘네 리필형 방향제도 있더라고. 그래서 테스트겸 기기와 리필을 4개를 샀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다. 리필 1개당 약 한달 정도 가는 것 같은데 마침 블프도 왔겠다 얘네 뭐 딜 안하나 싶어서 봤더니 할인을 팍팍 때리는것 아니겠어? 그래 내년 블프 까지 버틸 수 있도록 딱 그만큼만 사자고 마음 먹었고, 강도를 약하게 하면 10개로 1년 버틸 수 있을 거 같고 3개가 남아있어서, 7개만 추가 주문했다. 하나하나 다양한 향기로 주문해봤는데, 매달 어떤 냄새가 날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 기대된다!

 

 

그래 돈 쓰는건 언제나 너무 즐겁다. 뭔가 퇴사하고 소비를 줄이고 나니 소비가 더 즐거운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맘 편하게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제발 다음 학기에 TA선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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