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부산 자전거 여행 (동해안 루트 개척)

2024. 1. 30. 16:42Daily Hozy/이런저런 활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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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8월 말, 갑자기 자전거로 부산에 가보고 싶다는 뽕을 맞았던 hozy는 결국 일을 벌리고야 말았다. 이후로 9월 한달간 각종 준비들을 마친다음, 9월말 실제로 부산으로 떠나버렸고 결국 부산에 무사히 잘 도달할 수 있었다. 그 기록을 간단히 남겨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간다고 하면, 국토대종주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많이들 간다.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다가 이화령을 넘고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 그런데 hozy는 기왕 부산 가는거 동해바다를 한번 보고 싶었다. 뭔가 멋지잖아, 동해 따라서 부산간다는게 ㅎㅎ 그리고 마침 동해안 자전거길이라는게 있다는데, 이거 가줘야하지 않겠어?

 

뽕을 추가로 맞은 hozy는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지도를 수도없이 뒤져보며 루트를 짜기 시작했다. 얘네들이 안내하는 길이 실제로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길이 맞는지, 패션 라이더 hozy가 실제로 올라갈 수 있는 업힐로 구성되어 있는지, 6일 이내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는 맞는지, 가면서 숙소와 음식점은 잘 있는지 수도없이 검색해본 끝에 다음 루트를 확정지었다.

Day Route 주파거리(km) 숙소
0 서울 여의도 ~ 서울 송파구 22 본가
1 서울 송파구 ~ 경기도 여주시 88 지인집
2 경기도 여주시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89 RI온천호텔
3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 경상북도 예천군 101 리버사이드 모텔
4 경상북도 예천군 ~ 경상북도 영덕군 113 명품모텔
5 경상북도 영덕군 ~ 경상북도 경주시 119 해담은 호텔
6 경상북도 경주시 ~ 부산 해운대 91.5 고속버스타고 서울 복귀

 

 

여행이 끝나고 구글맵/구글 어스로 보니 내가 실제로 이동한 경로가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야놀자로 모텔들 모두 예약해놓고 갔다

 

 

실제 주파거리는 예상보다 길었다... 그리고 대략 예상은 했지만 고저차가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 특히 동해안 자전거 길을 따라 영덕~포항을 이동할 때 오르락내리락을 겁나 했었던 ㅠㅠ

 

일자 09월 18일 09월 19일 09월 20일 09월 21일 09월 22일 09월 23일 09월 24일
시점 여의도 송파 여주 수안보 예천 포항 경주
종점 송파 여주 수안보 예천 영덕 경주 해운대
주파거리 22.83 95.08 90.14 105.97 123.06 125.88 90.2
등반고도 78 470 553 743 906 911 698

 

 

루트 설명을 해주는 영상도 하나 만들어 봤다 ㅎㅎ

 

 

 

그리고 1일차부터 6일차까지 주행영상도 한번 만들어봄 ㅋㅋ

 

1일차 : 서울 송파 ~ 경기도 여주

 

서울에서 양평까지는 여러번 가본 길이고, 여주까지는 2019년에 도전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타이어 펑크로 여주에서 멘탈이 무너져 돌아와버렸지만 ㅋㅋㅋ 이번엔 여분 튜브 2개에 샤오미 전동 펌프까지 모두 챙겨서 출발했었다. 조심해서 타니까 오히려 튜브는 멀정했던듯. 양평 시내 버거킹에서 점심 먹고 오후 즈음 도착했다. 양평 버거킹은 쿠폰 안 먹더라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데 가는데 ㅠㅠ 여주에 도착해서 지인집에 묵으며 편하게 하루를 마루리 할 수 있었다.

 

2일차 : 경기도 여주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시작부터 비가 조금씩 오더니 결국 충주즈음 지나갈때 엄청 쏟아졌다. 그래도 가방 및 전자기기들에 방수처리를 잘 해놔서 문제는 없었던듯. 다만, 촬영한 영상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아쉽다. 점심으로 맥도날드를 먹고자 충주 시내로 들어가 주행거리가 좀 늘었다. 쾌적한 맥날에서 재충전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종착지로 들른 수안보는 뭔가 장년층 관광지 느낌이 물씬들었다. 이가네 손짜장이 맛있다고 해서 갔는데, 딱히 뭔가 다른건 없는듯. 다만 배고파서 진짜 2분컷으로 먹고 나갔다 ㅋㅋㅋ

 

숙소였던 RI온천호텔은 최악이었다. 우선 곰팡내가 여기저기 진동했다. 비가 와서 더 그랬던 걸까? 그리고 에어컨에서 떨어진 물을 침대 옆 양동이에 받아놨는데, 그게 한가득 있었다... 도대체 언제 비운 걸까? 웬만하면 위생 신경 안쓰는데 여긴 진짜 역대급이었다. ㅋㅋㅋ 다음날 아파서 자전거 못타는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기우였다... 휴

 

 

도대체 얼마나 모아 둔 물일까...

 

 

 

3일차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 경상북도 예천군

 

충격적인 숙소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된 라이딩. 3일차는 대망의 이화령을 넘어서 꽤나 멀리 타야했기에 좀 빡센 일정이었다. 아침에 정신 덜깬채로 이화령 진입로로 가는데 자그마한 업힐들의 연속이었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도로옆 도랑에 급류들이 많았는데, 미국 하바슈 파이가 생각나더라. 어쩌면 어제의 수중전은 오늘의 이 경치를 보기 위함이었던 듯. 그 유명한 이화령은 생각보다 올라갈만 하다. 물론 올라가면서 미친놈마냥 소리질러댔는데, 비오는 평일이라 본 사람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ㅋㅋㅋ 위의 휴게소 화장실에서 거사를 처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겼던 이화령 다운힐. 빗길에 림브레이크라 속도내는게 무서웠다. 몇번 고삐 풀고 내봤는데 벽에 꼬라 박을뻔 해서 그냥 적당한 속도로 내려왔다. 나중에 믿을 수 있는 장비로 쏘아보자!

 

그렇게 이화령을 넘고 문경시로 가는데, 문경도 엄청 넓더라. 문경에 프랭크 버거(!)가 있길래 여기서 밥먹기로 했는데, 아무리 자전거를 타고 타도 시내는 안나오더라. 결국은 어떻게 잘 가서 프랭크 버거 2개를 조지고 또 예천군으로 출발.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였는데, 낙동강은 흙탕물이었다. 인간이 보기엔 탁해서 별로일진 몰라도 생명의 보고가 되는 영양분 풍부한 물이겠지?

 

이날 묵은 숙소는 예천군에 있는 리버사이드 모텔이었다. 여기는 야놀자 같은 플랫폼엔 등록이 안되어있어서, 직접 전화해서 예약한 곳이다. 여행 출발 전 계좌이체로 돈 보내놨는데, 뭔가 주인분이 친절하진 않아서 사기당한건 아닌지 내심 불안했던 곳... 도착해서도 주인 아주머니가 딱히 친절한건 아니었지만, 방 컨디션 하나만큼은 정말 너무 좋았다. 너무 깔끔하고 있을거 다 있는 곳이었다. 다만 아쉬운건 엘리베이터가 없었다는 점? 자전거는 계단에 메달아놓고 물자를 옮기는게 좀 귀찮았다.

 

 

 

깔끔했던 리버사이드 모텔, 좋았다!

 

 

건너편에 슈퍼마켓도 있어서 여기서 대충 라면 같은 것들을 사다 먹었다. 이 날 따라 피자가 그렇게 먹고싶더라 ㅠㅠ 그런데 동네 슈퍼에 무슨 피자가 있을리가... 피자가게는 경북도청 소재지까지 멀리 가야해서 포기하고, 컵라면 스파게티 콕콕콕콕을 먹기로 했다. 충격적이었던건, 슈퍼에서 계산하려는데 주인 아저씨가 "무슨 공사하러 오셨어요?" 하고 물어보더라... 이 얘기 해주니까 히포는 그 자리에서 자지러짐 ㅋㅋㅋ

 

 

 

4일차 : 경상북도 예천군 ~ 경상북도 영덕군

 

이제 슬슬 피로감이 좀 누적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4일차는 산을 두개나 넘어가야 하는 루트... 짠 놈 누구냐 ㅋㅋㅋ 예천을 벗어나 안동을 가는데 진짜 안동도 충격이었다. 분명 안동에 진입했다고 표지판을 본게 언제적인데 아무리 가도가도 안동 시내가 안나온다. 나중에 나무위키 보고 알았는데 안동이 시/군 단위 중 가장 큰 지자체 라고... 그렇게 낙동강 발원지도 지나고 안동댐도 지나니 나온 지역은 청송이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했는데, 생각해보니 교도소 ㄷㄷ 나무위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한 곳이고, 마을버스가 모두 무료란다.. 오케이!

 

점심을 청송에서 먹기로 했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피자 알볼로! 어제 그렇게 먹고 싶었던 피자였기에 그냥 무조건 들어가서 피자를 시키고 봤다. 그런데 여기는 홀을 운영 안하시는듯 ㅠㅠ 근처에 혹시 먹을만한 공원이 있냐고 여쭤봤더니 그냥 여기서 드시란다 ㅠㅠ 감사합니다 사장님! 너무 친절했던 피자알볼로 청송진보점 최고였습니다!

 

진짜 3분만에 위장에 쑤셔넣은듯 ㅠㅠ

 

그렇게 피자로 배를 든든히 채웠겠다 이젠 산만 넘어가면 된다. 보니까 주왕산 옆으로 넘어간다는데... 이화령보단 덜빡셀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한참 올라갔다. 이화령 보단 쉬웠긴 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에 정말 장관이었다. 카메라 높이가 낮아서 이 경광을 담지 못했던게 너무 아쉽다. 산을 내려와서 영덕 바닷가로 가는길은 거의 분명 일반 국도임에도 자동차 전용도로 같았다. 너무 무서워 ㅠㅠ 그래도 어떻게 영덕 바닷가 까지 도착! 갑자기 과일이 너무 먹고 싶어서 하나로 마트에 들어갔는데, 추석을 앞둬서인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 분명 내가 청송 지나면서 사과/복숭아 농장 본게 몇갠데, 여기가 서울보다 비싼거 실화야? 그래도 너무 먹고 싶어서 배 하나 사서 오늘의 숙소인 명품 모텔로 갔다.

 

 

 

강구항 명품모텔은 흔히들 말하는 대실하는 모텔 그런 느낌이었다. 깔끔하고 좋은데 뭔가 퇴폐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배 까먹으면서 하루를 잘 마무리 했다. 히포는 이날 지금 다니는 회사에 면접을 잘 보고 왔었다! ㅎㅎ

 

 

 

5일차 : 경상북도 영덕군 ~ 경상북도 경주시

 

5일차는 동해안을 따라서 영덕에서 경주까지 내려오는 길이었다. 루트 구상 단계에서 생각한 동해안 자전거 길은 바다를 보며 시원하게 달리는 운치있는 라이딩이었는데, 현실은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해안선을 따라 개고생하는 코스였다. 진짜 이날이 제일 힘들었다... 먼저 영덕에서 아기자기한 바닷마을들을 따라 쭉 가다보면 어느순간 포항이 나온다. 거대한 조선소 몇개를 지나면 포항 시내가 나왔는데, 여기 되게  좋았다. 뭔가 과거 마이애미에 갔을때 바닷가에서 맥날 먹었던 기억이 나서 맥날을 사다가 포장해서 해수욕장 파라솔에서 먹었다. 하... 행복이 별건가!

 

그런데 진짜 포항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진입하면서 부터 뭔가 공기가 실시간으로 안좋아 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기는 자전거 도로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인도 한켠에 만들어놨는데 관리를 안해서 나무 뿌리들이 뚫고 올라와 속도를 전혀 낼 수 없었다. 승차감은 둘째치고 내 가랑이가 실시간으로 X창나고 있는게 느껴지더라... 그렇다고 차도로 가자니 10톤 트럭, 덤프트럭 들이 떼지어 다니는데, 진짜 저기 치이면 최소 다리 하나는 바쳐야 할 거 같더라... 무서워... 그리고 횡단보도 신호들은 양심없게 짧더라. 뭔가 차량들 우회전 빨랑 할 수 있게 이렇게 튜닝해놓은거 같던데 진짜 자전거 타기엔 극혐인 환경이더라... 어쨌거나 공장지대 지나니 어느정도 탈만해졌다. 이젠 호미곶을 갈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 뭔가 그 바다에 튀어나온 손 인증샷 찍고 싶었는데, 앞으로 갈길이 한참이라 포기해야했다... 너무 아쉬운 부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호미곶까지 찍었으면 이날 일정 절대 소화 못했을 정도로 한참 남았더라 ㄷㄷ

 

그렇게 빡센 포항을 지나 드디어 경주 문무대왕시에 진입했는데, 여긴 또 뜬금없이 산을 넘어야 했다. 뭔가 강을 건너가는 거 같은데, 고속도로는 다리로 한방에 지나갈 길을 국도는 한참 돌아서 산을 올라갔다 내려와야했다... 뭔가 해가 곧 질거 같아 다급한 마음으로 갔던 거 같다. 고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멘탈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구간이다. 다행히 해 떨어지기 전에 산은 넘었고 뭔가 군사지역 같은 곳을 지나니, 목표했던 경주 양남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진짜 이 때가 멘탈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구간이었다.

 

 

양남면 도착하자마자, 미리 찾아두었던 중국집인 장가계에 가서 볶음밥 곱빼기 흡입. 진짜 천상의 맛이었다. 물론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ㅎㅎ

 

이것도 3분컷 한듯 ㅋㅋ

 

 

숙소는 해담은 호텔이었다. 여긴 정말 뷰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시설도 깔끔하고 좋았다. 해돋이는 다음날 아침에 꼭 남기기로 했다. 주인 할머니가 뭔가 앵무새를 키우시는 거 같은데 좀 독특하신 분이었다. 일정이 너무 빡세서 인지 그냥 바로 곯아 떨어졌다.

 

 

 

6일차 : 경상북도 경주시 ~ 부산 해운대

 

6일차는 해뜨기 전에 일어났다. 꼭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싶었기 때문! 다행히 잘 일어나서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 이전 일정에 비하면 오늘은 좀 꿀이어서, 아침에 일어나 바닷가에서 조깅을 좀 해보려 했는데, 뛰어지지가 않는다 ㅋㅋㅋ 해변가를 산책하시던 어르신들은 엉기적거리는 날 보며 뭘 하는걸까 싶으셨을 듯.

 

해돋이 모습은 6일차 영상 도입부에서 볼 수 있다!

 

이날의 코스는 시작부터 산이다... 울산으로 넘어가야하는데 산을 하나 넘어야 했다. 이 나라는 참 산이 많아 ㅋㅋㅋ 여기도 다운힐이 참 재밌었다. 그렇게 산을 넘으니 울산 시내에 들어왔다. 태화강을 따라 가는데 정말 너무 깨끗해보이더라. 강에서 카약도 타시는데 울산의 여유는 무언가 한국의 것이 아닌 느낌이었다.

 

한편 이때부터 장비들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자전거에 부착한 가방이 너덜거리기 시작하고, 체인은 자꾸 이탈했으며, 브레이크는 말을 안듣기 시작했다... 역시 생활 자전거에겐 좀 무리인 일정이긴 했지 ㅋㅋㅋ 어떻게 잘 정비하고 떼우면서 울산을 지나, 양산에 들어왔고 마침 밥먹을 시간에 버거킹이 보여 아주 신나게 먹었다. 여긴 버거킹 양산 웅산점 옆에는 산이 있어 경치가 예사롭지 않더라... 물론 지역 로컬들은 신경도 안쓰던게 킬포인트 ㅎㅎ

 

부산 시내로 진입하는 남은 길은 모두 찻길을 공유해야 했다... 뭔가 브레이크도 말을 잘 안듣고 가방에서 물건이 쏟아지는건 아닌지 내심 불안해 하며 갓길로 어떻게 잘 갔다. 울산-부산 길에도 자전거 길을 잘 설치해줬으면 좋겠다. 어찌저찌 부산 도입부에 도착했다. 이따가 밥먹고 고속버스를 타고갈 부산 터미널에 들러, 지하철에 자전거 휴대가 되는지 확인했고 예상대로 주말이라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았다. 오케이, 이제 해운대로 출발해보자!

 

부산에도 작은 실개천과 강을 따라 자전거 길이 조성되어있었다. 하지만 뭔가 속도를 내기엔 도로도 좁고, 보행자들과 너무 가까우며, 사람도 많았다. 나야 뭐 이제 마지막 일정이라 천천히 가면 됐지만, 이 동네 로드 타는 분들은 좀 아쉽긴 할듯. 암튼 자전거 길을 따라 편하게 주행해서 결국 해운대에 도착해 인증샷도 찍었다. 날씨가 좋아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배가 고팠던 hozy는 히포가 추천해준 수변최고돼지국밥으로 향했다. 와 진짜 앉은 자리에서 공기밥 3개 순식간에 뚝딱해버렸다. 옆테이블 분들 먹방쇼 재밌게 보셨나요? ㅎㅎ 뭔가 자극적인 매운맛일 줄 알았는데, 다데기는 본인이 넣는 시스템이라 hozy는 취향대로 no 다데기로 맛있게 먹었다. 돼지 냄새 하나도 안 나고 진짜 맛집 그 자체! 여기가 본점이라는데 잘 나가는 이유가 있는듯!!!!

 

 

 

밥을 먹고나니 어느덧 해가 지려고 했다. 생각해보니 지하철 타고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하는데,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인 수영역까지 거리가 꽤 되어서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배가 매우 부른데 진짜 열심히 밟아서 수영역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는 개찰구에 휠체어가 들어가는 출입구가 따로 없더라... 엘베도 없음... 자전거를 번쩍들어서 개찰구를 넘어, 계단을 뛰어내려 갔다. 환승도 하고 해서 결국 버스터미널에 제때 도착했고 출발 5분전에 버스 앞까지 갔다. 

 

출발 전 알아볼때 버스 기사에 따라선 자전거 안 실어준다고, 비타 500이라도 갖고 가라고 하는 글들이 있었는데, 비타500이고 뭐고 실전에선 진짜 허겁지겁 오느라 그런 여유 따윈 부릴 수도 없었다. 다행히 기사님이 트렁크에 알아서 넣으라고 하셔서 내가 알아서 잘 넣었다. 그리고 버스 타려고 하는데, 기사님이 갑자기, "씻고 타셔야죠?" 이러셨다... 다른 때 같았으면 살짝 기분 나빴을 수도 있는데, 오늘은 땀에 절은 것도 사실이고 프리미엄 우등에서 잘 누워서 자려면 어느정도 씻는게 좋을듯... 화장실로 뛰어가 깨끗이 씻는데, 기사님도 화장실에 왔더라. 본인 용변 때문에 온거 같긴 한데 한편으론 내가 잘 씻나 감시하는거 같기도 했음 ㅋㅋㅋㅋㅋㅋㅋ 공사하러 왔냐는 소리에 이젠 씻으라니, 도대체 내 인간 존엄 바닥은 어디인 것인가?

 

아무튼 버스에 무사히 탑승해 그대로 뻗었다. 중간에 소변이 급한 타이밍에 딱 문경 휴게소에 내려 화장실도 다녀오고, 크런키도 하나 사먹었다 히히. 그렇게 또 잠들고 일어나니, 어느덧 반포에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반포부터 여의도까지의 일정... 분명 힘들었지만, 성취감에 취한건지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

 

그렇게 hozy의 2023 서울-부산 자전거 여행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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