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4. 02:18ㆍIT엔지니어의 투자 활동/Also sprach Hubris Ozymandias
미국의 자랑, 피츠제럴드는 그의 소설 「Babylon Revisited」에서 1929년 주식시장 대폭락의 이후의 음울하고 참담한 파리의 모습을 그렸다. 읽다보면 독자마저 왠지 모를 우울감에 숨이 턱 막히게 될 만큼 소설속에서 잘 묘사된 1930년대는 사실, 그 어느 시절보다 빛나고 희망적인 대호황기 직후에 찾아 왔다. 피츠제럴드가 Jazz Age라 부른 1920년대의 미국은 유럽에서의 승전보와 함께 역사상 유래없는 경기 팽창기였다. 전쟁기간 동안 생산된 수많은 물자와 이를 생산하기 위해 파생된 수많은 부가가치들, 이 모든 자본들이 전쟁이라는 리스크로 인해 시장에 풀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저축되었다. 이후 1차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묵혀있던 자본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Jazz Age는 시작되었다. 당시의 찬란한 모습은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HBO의 드라마 「Boardwalk Empire」 등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하던 인간이 드디어 백신을 개발하여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는 지금, 재앙의 끝이 보이려던 찰나 왠 재수없는 소리를 지껄이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444일 간의 투자활동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은, 항상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돈을 번다면 누군가는 돈을 잃어야하는 이 제로썸 게임 판에서 이기기 위해선 남들이 움직이지 않을 때 먼저 행동하여,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해보여야 했다. 모두가 동의하는 그 시점은 이미 늦은 것이다.
코로나 발생 이전 hozy는 무수한 백테스트를 통해 다음 금융위기가 자본축적의 변곡점임을 확인하고, 내 인생의 2008년이 오기만을 바라며 유동성을 축적했다. 이후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2020년 3월의 주가 대폭락 때 용기있게 금융자산을 매수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Fed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신나간 유동성 폭격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를 짚으며 주가 폭락을 예언했음에도,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금융자산의 상대적 가치 상승을 예측했기에 우량주 위주의 추가적인 주식 매수를 이어 갔고 덕분에 달러환율이 폭락하여, 환차손을 직빵으로 맞았음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수익률이 천년만년 지속될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말이다.)
이제 hozy는 다음 게임을 준비하고자 한다. 다음 게임의 키워드는 Jazz Age다. 미국 재무부를 비롯해 각국의 정부들은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가계에 직접 공급했다. 버냉키 시절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을 통한 간접적 헬리콥터 머니였다면, 이번에는 가계의 계좌에 Wire로 쏴주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에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을 늘렸고, 그 중 상당수가 주식을 비롯한 각종 자산시장에 몰려들어 자산가치의 지속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본다. 이제 팬데믹이라는 리스크가 걷힌다면? 가계와 기업은 모아뒀던 돈을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할 것이다. 각국 정부가 쏟아낼 천문학적 규모의 공공사업들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hozy는 Jazz Age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 본다. 저축되었던 돈들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래리 서머스가 걱정하듯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개연성이 높다. 팬데믹이라는 이벤트로 예상 못한 마이너스 성장을 맛봤던 Fed는 이미 평균 인플레이션 타겟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방조할 개연성이 높다. 이렇게 시장에 방치된 거대자본은 돌고 돌아 계속해서 경기를 팽창시킬 것이며, 비록 상당수의 가계가 소비를 위해 주식투자에 사용한 저축액을 인출한다 할지라도, 과열되는 경기 양상 속에서 기업들의 실적도 우수할 개연성이 높기에, 자산시장 역시 매물 출회로 인한 폭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주식을 계속 매수하는 것이 hozy의 계획인가? 당연히도 그렇지 않다. 주식을 통해 재미를 보는 게임은 인플레이션이란 단어가 회자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다음 게임은 채권이다. hozy는 채권에 롱포지션 베팅하여 포스트 Jazz Age를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다. hozy는 다음 Dooms Day에서 자본을 증식할 것이다.
변화무쌍하고 예측불가능한 이 세상이지만, hozy는 다시한번 학부시절 배운 Macro를 믿어보기로 한다. 인플레이션이 도래한다면 금리는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옛날 옛적 케인즈 할아버지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IS-LM 모형에서의 IS 곡선 우측 이동으로 설명할 수도 있고, 교과서 상에선 나름 최신이론이라 일컫지만 결국 70년대 경제학을 못벗어난 기대이론으로 본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에 따른 명목 이자율의 상승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장기 이자율이, 채권의 고정 이자에 대한 할인율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채권과 금리의 음의 상관관계를 가정한다면, 채권가격은 점차 하락할 것이다. 즉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은 채권의 가격을 하락시킬 것이고 hozy는 이 채권을 매수하기 위해 원화 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이는 다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제기능을 하고 있으며, 추후 발생할 위기 시 가치가 폭등할 것이다. 지난 무수한 경험적 데이터와 이번 팬데믹 사태를 통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만약 실제 위기가 닥친다면, 비싸진 채권을 팔아 싸진 주식을 사는 아주 단순한 re-balancing을 진행할 것이다. 물론 현대 자본시장에서 채권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의혹들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와 그 직전 (어느덧 묻혀버린)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국제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만연할 때 역대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던 미국채가격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의 위험 요소는 유래없이 찍혀버려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 달러가 아닐까 싶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도 미국 국채는 제 힘을 발휘 할 수 있을까?
둘째, 세계시장에 넘쳐나는 달러자산으로 인해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기에 채권 매수를 위한 자금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보유한다.
구체적인 매수 프로토콜은 다음과 같다.
- 매수 자산 : TLT, TLH
- 매수 계획 : $130 도달시 1주 매수
$120 도달시 1주 매수
$110 도달시 1주 매수
$100대 도달시 본격적인 분할 매수
(단 매수 수량과 본격적 분할 매수의 기준가격은 유동적으로 조절하도록 한다.)
- 매수 총량 : TLT와 TLH의 총 보유가치가 전체 PF의 20%가 도달할 때 까지 1차 매수를 진행한다.
- 환전 계획 : 1080 도달시 소액 매수하여 채권 매수자금 확보
1040 도달시 본격 분할 환전 돌입
hozy는 점쟁이도 아니며 예언가도 아니다. 예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허나 이 또한 좋은 학습의 기회라는 점에는 틀림이 없다. 아집과 집착을 내려놓고 유연하게 사고하며 앞으로의 게임에 대처하도록 노력해보자.
'IT엔지니어의 투자 활동 > Also sprach Hubris Ozymandi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Tech] 대신증권 평균매입단가 계산 방법 (이동평균법) (1) | 2021.01.13 |
---|---|
[PF 구축 1주년 기념 上] PF 운영 점검 : 어떻게 하고 있는가? (0) | 2020.12.22 |
[작전계획 : 핏빛 왕관] 안전자산 종목 변경, GOOGL 추가매수 (0) | 2020.08.04 |
[작전계획 : 핏빛왕관] PF 운영현황 점검 및 퇴직금 운용계획 (0) | 2020.07.28 |
[작전계획 : 핏빛 왕관] 차주 운영 계획 : 또 한번의 베팅 (0) | 202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