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원 진학 톺아보기] 4. SOP / Resume / Personal Statement / Diversity Essay, 쓸게 많네? ㅎ

2023. 1. 19. 02:08Economist의 IT 커리어/미국 대학원 진학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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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킹받은 주현영씨의 느낌을 살려보려 했는데 잘 된걸까?)

 

이번엔 대학원 진학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여러 종류의 글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우선 유념해야할 것은 학교마다 요구하는 글의 종류와 가짓수가 모두 다르므로, 지원하려는 학교의 Guideline을 철저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1. Statememt of Purpose  (A.K.A. SOP)류

사람마다 그 중요도가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하는 문제의 그 SOP이다. 이쪽으로 유명하신 풀브대장님은 합격이 정해졌을 때 누구에게 장학금을 줄지 정하는 문서라고 말씀하시고, Stanford 석사에 합격하신 성은지님은 어차피 석사는 공장식이므로 적당히 괜찮게 쓰면 나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한편 자교 설명회에 참가해주신 CMU, UPenn으로 유학을 가신 두 동문분들은 SOP에 상당한 공을 들이셨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내셨다. 반대로 내게 아낌없이 친절한 설명을 주신 세진님은 SOP를 짧게 준비하시고 NYU, UCI에 합격하셨다.

 

사람마다 SOP의 중요도에 대한 의견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나의 경우는 SOP를 버릴 수 없었다. 컴싸 과목을 거의 수강하지 않은 이상한 지원자가 변명을 늘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자 창구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어떠한 것보다도 나는 SOP에 많은 공을 들였다. 사실 앞의 글에서 열심히 서술한 self-study 내역 역시 그 시발점은 SOP에 "I have self-studied data structures, algorithms, and programming languages, which are organized on my GitHub." 이라는 한문장을 박아넣어야 한다는 필요성이었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적어야 하는데 그 근거는 있어야 하니까(...) 뭔가 인과의 선후가 뒤바뀐듯 싶지만 넘어가주자. 결과적으로 나름 공들인 SOP로 내가 UPenn에 합격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 글에선 SOP가 입학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자 한다. 근데 또 모르겠다. 앞으로 결과가 발표될 18개 학교의 타율이 바닥을 긴다면 내 이론이 틀렸을 수도 있으니. 일단은 SOP가 중요하다는 전제를 깔고 글을 진행해보자.

 

나는 SOP를 작성할 때 크게 두 개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하나는 형식적 측면, 다른 하나는 내용적 측면이다. 전자는 각 학교마다 요구한 문서의 제목, 요구한 폰트 사이즈, 여백 크기, 줄간격, 글자수(단어수) 등을 말한다. 후자는 그 학교별로 제시하는 예시 질문들과 그에 대한 내 답변을 말한다. 먼저 형식적 측면에 대해 서술해보자.

 

1) 형식적 측면

제목에 집중하자! 우리가 흔히들 부르는 SOP 즉 Statement of Purpose를, 어떤학교는 Academic Statement of Purpose 라고 부르기도 했고 (U Michigan, UIUC) 어떤 학교는 Personal Statement (Columbia, USC, U Mass), 또는 Candidate Statement (U Chicago) 라고 부르기도 했다. 더 골때리던 건, UIUC, U Michigan 같은 학교들은 SOP 외에 추가적으로 Personal Statement를 더 요구했다는 점이다. (후술하겠지만 이걸 나는 Diversity Essay의 제목만 바꿔치기 해서 업로드했다.) Brown 같은 경우, 아예 SOP를 요구하지 않고 본인들이 지정한 5~6개의 질문을 학과 페이지에 직접 입력하라고 했다. 

 

딱봐도 겁나 복잡해보이지 않는가? 그러니 각 학교별로 요구하는바가 무엇인지 잘 정리해서 잘 작성해야 한다는게 골자다. 분명 A학교는 Personal Statement를 요구했는데, 제출한 파일의 제목이 Academic Statement of Purpose 라던지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잘 하자. 나같이 인성이 꼬인 사람이 이런 글을 읽게된다면, "아 얘는 울학교 그냥 찔러보는구나? ㅂㅂ"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리고 학교에 따라 분량 제한도 천차만별이다. 맘대로 쓰라는 학교도 있고, 가장 많았던 2페이지 분량, 그리고 제일 부담스러웠던 500 단어 분량 등 학교마다 요구사항이 다르지만 결국 얘네들도 그룹핑이 되니 각각에 맞는 버전을 준비해놓자. 그리고 돌려막기를 하면 유용하더라. 일단은 분량 무제한인 학교 기준으로 주저리 주저리 작성을 하고, 이걸 다시 2페이지 분량으로 줄이고, 그것에서 다시 500단어로 필사적으로 줄여본다. 그렇게 UCLA를 위해 작성한 500 단어 짜리 SOP가 학교 이름과 프로그램명 등만 바뀌어 U Chicago에 그대로 쓰였다. 확실히 SOP는 처음에 고생 해두면 나중에는 금방금방 학교별 커스터 마이징이 가능해진다.

 

또한 학교별로 font 크기를 제한하거나, double space를 요구하는 등 무언가 가이드 라인이 있을 수 있으니 잘 확인하자. 나의 경우 Times New Roman 글꼴에 Font Size 12로 통일해서 작성했다. 이 형식은 CMU, UPenn에서 통했다는 사실만 참고하고 넘어가자. 사실 형식적 측면은 실수만 안 하도록 주의하면 된다. 진짜 중요한건 컨텐츠니까.

 

 

2) 내용적 측면

학교별 입학 안내 페이지를 찾아가보면 SOP 류 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꼭 있다. 분명 질문들이 비슷해 보이긴 하는데, 자세히 보면 조금씩 핀트가 다르다. 어떤 곳은 "우리 연구하는 데니까 니 연구 성과 말곤 관심 없어. 그리고 너 연구 어떤 교수랑 뭘 할래?"라고 물어보는데도 있고, 어떤 곳은 "너 일 좀 해봤어? 뭐했어? 좀 자세히 풀어서 알려줘봐"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 질문에서 사용되는 어휘도 제각각 이다.

 

약 30개 정도의 학교에 대해 리서치를 진행했던 hozy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이 많은걸 어떻게 다 정리할지... 근데 쭉 보니까 뭔가 학교 별 질문들이 나름 분류가 되더라. 살짝 뉘앙스나 단어가 달라도 결국 큰 카테고리에서 물어보는 것들은 유사했다. 때문에 hozy는 우선 모든 학교들의 질문 문항들을 아래 이미지 처럼 분류했다.

 

결국 물어보는 내용들은 큰 제목에서 겹치기 마련!

 

위와 같이 분류하고 난 다음, 각 카테고리별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다. 

 

위에서 정리된 아이디어들을 기반으로 하나의 문단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문단들을 조합하면 완성된 SOP 초본이 되었다. 그 SOP 초안을 다시 학교별로 커스터마이징을 해줬다. 그리고 학교별로 안내 사이트에 게재된 예시 질문들을 SOP에 박아버리고 문/답 형식으로 갔다. 다른 합격자들도 이런 방식을 취했고, 뭔가 그 학교만을 위한 SOP를 썼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아래 두 이미지 중 상단은 내가 합격 통보를 받은 U Penn이 Personal Statement에 관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고 하단은 내가 실제 제출한 Personal Statement의 일부다.

 

U Penn의 Personal Statement 작성 가이드

 

 

내 U Penn Personal Statement 중 발췌.

 

 

추가적으로 UPenn Personal Statement에는 일부러 준비한 Killing Verse가 있었다. 예시 질문 중 학생 커뮤니티에 어떻게 기여할 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비전공자 입장에서 나는 초심자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을 언제든 도와줄 의향이 있고 그것이 내가 SEAS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라고 적은 부분이다. 진짜 노리고 적었는데, 입학사정관이 덥썩 물어준거 같다. (물론 뇌피셜 일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하고픈 말은 물어본 말에 대답해서 그들의 가려운 등을 속시원하게 긁어주자는 거다.

 

 

 

 

2. Resume / Curriculum Vitae (A.K.A CV) 류

위의 SOP가 내용적 측면이 중요했다면, Resume 류의 글은 정해진 양식이 있고 그 양식에 맞게 최대한 컴팩트하고 알아보기 좋도록 작성하는것이 중요했다. 나는 애당초 외국계 회사나 학교에 제대로 지원해본 적도 없고(이래서 IMF 떨어졌나?), 유학 준비 커뮤니티에 소속된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한국에서 대충 작성했던 이력서를 그대로 영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꼴에 정리를 한다고 한게 MS Word가 제공하는 계층화(hierarchy) 기능을 쓴게 다였다. 그렇게 Resume를 작성하고 다 했겠거니 하고 있다가 나중에 자교 유학 설명회에서 합격자들의 Resume를 보고 그 세련된 스타일에 충격을 받았다. 물론 형식이란게 중요한건 아닌데 기왕이면 더 예쁜 것에 눈이가는 것이 인간의 본성 아니겠는가. 그러니 Resume는 작성하고 반드시 타인과 교차 검증하며 형식에 문제는 없는지, 내용도 잘 서술되었는지 확인을 하는게 좋다.

 

Before and After

 

 

3. Personal Statement / Diversity Essay 류

우선 여기서 말하는 Personal Statement는 SOP의 다른 이름이었던 Personal Statement와 좀 다르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경험등을 서술하는 글인 듯 하다. 다만 학교들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1) 니 자서전 쓰라는거 아님, 2) SOP 복붙하지 마셈 이라고 적혀있다. 학교에 따라선 니가 그 전공을 왜 하게 되었는지 경험이랑 엮어서 서술하라고 되어있다. 이게 진짜 웃긴게 그 내용을 다 SOP에 이미 적어버렸는데 뭘 더 적으라는 건가 싶었다. 입학처도 이러한 우리의 고민을 아는지 여러 예시들을 적어주는데 그중에서 "사회적 약자 계층에 있어본 경험" 이라는 키워드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사회적 약자? 잠깐만 Minority 문제랑 연결이 되네! 그러면 Stanford 등의 학교가 요구하는 Diversity Essay와 유사한 맥락의 글 아닌가? 나는 이렇게 판단했고, 이미 작성한 Diversity Essay를 Personal Statement로 바꿔 냈다. 물론 그 diversity라는 개념이 왜 컴싸와 연결되는지 정도의 bridge 문장 한두개 정도는 추가해줬다.

 

그렇다면 저놈의 diversity essay에 뭘 써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다른 diversity essay들을 보니 minority 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과거 교환학생 갔을 때, minority가 되었던 경험과 미국 학교가 그 diversity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고 날 케어해 줬는지,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단일민족국가에서 다양성이란 개념은 도덕책에서만 봤을 뿐 실제로 생각해본적도 없던 내가 교환학생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한국은 왜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다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는 내가 한국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고양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등의 내용을 치사량 미만 수준의 MSG를 살살 쳐가며 글을 완성했다. 이 글을 써 내는 것도 참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지만 결과적으론 맘에 드는 그럴듯한 작품이 나와 기분은 썩 좋았다.

 

 

 

4. 잡다한 Short Essays (UCSD 특히!!!)

대부분의 학교는 위의 3 종류 글 정도면 다 끝난다. 그런데 UCSD 여기는 유독 글쓰기를 엄청 요구했다. Additional Experience항목에서 다음 4가지 항목에 대한 글을 optional 하게 적을 수 있는데, 솔직히 UCSD에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다 적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다 적으려 했으나, 도저히 다 적을 여럭은 없어서 2번은 제끼고 나머지 3개를 적었다.

  1. Leadership
  2. Overcoming Adversity
  3. Community Involvement
  4. Social Justice Experience : 얘는 Diversity Essay로 떼움. Minority에 대한 배려도 사회정의니까.

간만에 우리 한국의 자소서 작성 경험도 살아나면서 각종 썰들을 겁나 풀어댔다. 아직 UCSD 발표가 나진 않았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글 썼는데도 안 뽑아주면 정말 미워할거 같다. 내 시그널을 읽어줘 샌디야...

 

 

 

 

5. 글쓰기에 유용한 Tools.

1) Grammarly

 - 아직도 초보적인 문법실수를 계속해서 저지르는 hozy를 즉각즉각 참교육 해주는 매우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유료 멤버십에 대한 평이 다들 별로인듯 하여, 유료 결제를 하진 않았고 사소한 오류들을 잡아내는데 유용하게 사용했다.

 

2) Scribendi

 - 진짜 이게 진또배기였다. 글 초안을 작성해서 사이트에 제출하면 퇴고를 해주는 서비스다. 각종 글쓰기 유형별로 나눠서 컨설팅을 제공해주며, 얼마나 빨리 글을 받고싶은지에 따라 과금이 달라진다. 시간이 여유 있다면 72h 뒤 결과물 받기를 해서 대략 $20~30 사이의 합리적 가격으로 퇴고를 받을 수 있다. 또한 professional / academics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첨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맘에 들었다. (Since라는 표현을 공식적 글에서는 왜냐하면으로 안 쓴다는 사실을 Scribendi를 통해 처음 알았다...) 아무리 Grammarly로 문법적 오류를 고쳐도 내 글엔 뭔가 외국인스러움이 있었다. 근데 그 한끗차이를 바꿔줌으로 비루한 내 글을 유려하고 깔끔한 글로 고쳐주더라... GRE Analytical Writing 3.5 / TOEFL Writing 25 따리의 hozy를 전문 글쟁이 마냥 만들어준 Scribendi는 그저 갓갓갓... 자주 쓰면 프로모션으로 할인도 준다. 만약 처음 첨삭해준 사람이 맘에들면 그사람 아이디 기억했다가 주치의로 임명해주자. 

 

3) Merriam-Webster 사전

 - GRE 공부할때 이훈종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 사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보면 자꾸 똑같은 단어를 반복하게 되는데, 외국인 입장에서 동의어를 고를 때 막 고르기가 꺼려진다. 한국말 뜻이 같아도 영어에선 뉘앙스가 다를 수 있기에 특정 단어가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MW사전은 정말 풍부한 예문을 제공해주어 내 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물론 거기서도 안 걸러진 이상한 표현들은 Scribendi라는 마지노선이 있기에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4) Wall Street Journal 꾸준히 읽기

영어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WSJ를 꾸준히 읽었다. 이게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막상 여기서 본 구문들이 머리속에 각인되어서 활용하고 이런 케이스들이 종종 있더라.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면 WSJ를 저렴하게 구독할 수 있는 프로모션들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To be continued...

 

 

<목차>

1. 어쩌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대학원을 준비하게 됐지? (Feat. 비전공자 컴플렉스)

2. 퇴사자의 미국대학원 준비 타임라인은?

3. 비전공자는 CS 대학원 준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4. SOP / Resume / Personal Statement / Diversity Essay, 쓸게 많네? ㅎ

5. 추천서도 꽤나 공들일게 많더라.

6. 그래서 준비하는데 $얼마나$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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