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원 진학 톺아보기] 2. 퇴사자의 미국대학원 준비 타임라인은?

2023. 1. 18. 10:54Economist의 IT 커리어/미국 대학원 진학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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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어학원인 해커스 홈페이지에 가면 대학원 입학을 위한 정보를 많이 구할 수 있다.

미국 대학원 진학을 위한 타임라인 가이드도 아래와 같이 예쁘게 작성해주었다.

 

출처 :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uhakdata/godata&type=url&uid=464941

 

하지만 위 과정은 Ph.D 프로그램을 노리는 대학원생/학부생들에 맞춰진 타임라인이었고, 나같이 취업을 목표로 석사 노리는 백수에게는 다음 부분들에서 적합하지 않았다.

 

1. 석사이므로 진학 목표 학교의 Faculty에게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됐다.

2. 나는 연구 실적이 없고 연구를 할 계획도 아직 없었다.

3. 전공공부를 어떻게든 더 해서 입학처 사람들에게 내가 CS 공부를 잘 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야했다.

4. SOP 및 다른 부가적 Essay들에 많은 투자를 해서, 정성적 지표로 부족한 학부 전공의 베이스를 커버해야했다.

5. 다행히, 연초부터 일찍 준비를 시작해 GRE 공부를 미리 할 여유가 있었다.

 

때문에 나는 아래와 같은 스케줄로 움직였다.

 

이렇게 1년 순삭

 

 

hozy는 전 직장인 LG CNS에서 2022년 2월까지 업무를 수행했고, 3월에는 연차를 소진한 뒤 최종적으로 퇴사했다. 다행인 것은 1월에 미리미리 당겨서 개발을 해놨기 때문에 2월달엔 다소 프로젝트에 여유가 있어, 업무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내 스케줄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어학은 어떻게든 상반기 안에 끝내려 했다. 어학이 합격에 주요한 지표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TOEFL 점수는 최저 기준만 맞추면 된다는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었다. GRE 조차도 CS 분야의 경우, 코로나 이후로 면제 처리하는 학교가 많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들에선 당락의 크리티컬한 요소가 아니라 봤고, 단기간 빡 집중해서 최대한 점수 만들고 끝내기로 했다. 이미 미국에서 박사를 진행중인 친구들에게 GRE를 어떻게 준비할지 물어보니, 학원 가기 전에 먼저 단어를 외워두고, 학원에선 Verbal / Writing 두 개의 과목만 수업 들으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2월엔 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에서 단어만 외웠다. 그런데 단어만 외우는데도 하루에 족히 3~4시간을 들였던 것 같다. 작은 몽둥이로 패다 bludgeon, 약한 불로 달걀을 천천히 삶다 coddle 과 같은 단어는 아마 관짝에 들어갈 때도 못잊을 거다. 그리고 3월에는 강남 Hackers의 이훈종 선생님(Verbal)과 Ann Im 선생님(Writing)의 강의를 들었다. 이땐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강남역 근처를 배회하며 하루 종일 영어만 했다. 한국에 살면서 나름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본 적은 없었는데, GRE Verbal에선 처음으로 영어에 벽을 느꼈다. 비유하자면 작문도 똑바로 못하는 외국인이 LEET 수준의 독해문제를 갑자기 단기에 고득점 받고 싶다고 하는 꼴이니, 이게 될리가... 그냥 기출 문제를 최대한 반복숙달한 다음, 만약 풀어본 지문이 나오면 아는 답을 찍어서 빠르게 넘기고 나머지 처음보는 지문들을 충분한 시간 들여서 풀겠다는 전략이 이훈종 선생님의 강의 전략이라 이해했고, 달리 대안이 없었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훈종 선생님의 Verbal 강의는 2달 과정이며, 기출이 똑같이 복원된 것이라 믿어지는(?) 자료들로 구성된 홀수/짝수달 교재가 있어서 해당하는 월에만 그 교재를 판매했다. 개인적으로 강의는 별로 였고, 내게 필요한건 교재였는데, 운이 좋게도 같이 스터디를 진행했던 팀장님께서 짝수달 교재를 공유해주셔서, 한달만 학원을 다니고 나머지 한달은 독학을 하며 총 2달간 GRE를 준비했다. Writing은 꾸준히 시간재서 혼자 써보고 Grammarly 를 이용해 문법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준비했다. 사실 CS 분야는 글쓰기를 별로 안 본다고 해서 적당히 대충 준비한게 사실이다. Quant는 중학교 수학 문제를 꼬아서 만점 못 맞게 하는 유형이었으므로, Manhattan 교재 PDF 파일을 구글링으로 구해서 시간재고 안틀리는 연습만 계속 했다. 그렇게 2달 준비하고 Verbal 160 / Quant 170 / Writing 4.0 만 맞자는 생각으로 4월 말에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인생은 실전이다 조...준혁아. Verbal에 풀어본 기출 문제가 안 나왔다. 당황했지만 뭐 대충 V 158 / Q 170 / W 3.5로 시험을 끝냈다. 깔끔하게 160을 넘기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챙길 것이 많았기에 GRE에 시간낭비는 그만 하기로 했다. GRE 시험 후 10일 뒤로 토플 시험을 예약했고 10일의 전사가 되어 스피킹 템플릿을 빡공하고 스피킹 점수 28점 만들기를 목표로 했다. Princeton이 토플 스피킹 28점이라는 특이한 자격 요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가족 대소사가 생겨 계획대로 준비할 수 없었고, 준비없이 바로 TOEFL을 봤다. 신기한 건 GRE를 하고 나니 TOEFL Reading은 대충 풀어도 다 맞더라... (고등학생 때는 그렇게 어려운 시험이라 생각했는데... 언젠가 GRE도 이렇게 느껴지는 날이 올까?) 애석하게도 Speaking은 25점이 나와서 Princeton을 지원하겠다는 꿈은 접었다.

 

 

2. CS 전공공부를 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썼다. 앞선 글에서 적었듯, 나는 BS in Computer Science 학위도 없고 실제로 전공지식도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위를 취득하고 전공지식을 쌓겠다는게 큰 그림이었다. 하지만 미국 대학원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할수록, 좋은 대학원은 Professional 한 부분보단 Academic 한 부분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있었고, 내 최종 목표인 실리콘 벨리 빅테크 취업을 위해선 브랜드가 좋은 대학원에 가야했다. 내가 합격 통보를 받은 U Penn MCIT 처럼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그 수가 제한적이었으므로, 손에 쥘 카드를 늘리기 위해선 Academic을 강조하는 대부분의 MSCS 프로그램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만 했다. 때문에 내가 업무 경력 말고도 Academic한 무언가가 있다는 점을 어떻게든 어필할 필요가 있었고, CS 전공생들이 많이 하는 기술 블로그를 나도 한번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MOOC를 들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남들 다하는 걸 해선 나만의 색깔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자습이라는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단, 미국인들이 쉽게 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영어로 작성해야했고 또 그들이 익숙한 플랫폼을 써야했다. 결국 GitHub에 영어로 공부 내역들을 기록하기로 계획했다. GitHub에 찍히는 Commit 기록으로 성실성이라는 지표도 어필하겠다는 다소 모험적인 생각도 했었다. 돌이켜보니 자료구조를 4달, C++을 5달, 알고리즘을 4달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Computer Systems를 한창 공부하는 중이다. 이 자세한 공부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자.

 

 

3. SOP 최종본을 완성하는데 4~5달은 걸렸다. 2번에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학교들은 지원자들의 Academic 한 부분을 보고 싶어했고, 그 부분이 결여된 나는 어떻게서든 내 Professional한 부분을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한편 Academic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때문에 사람에 따라선 1주일만에 작성하기도 하는 SOP를 무려 5달에 걸쳐 작성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고 결과물이 대단한건 아니지만, 최소한 한군데라도 붙었으니 그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하자. 그 고통스러웠던 여정은 다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한다.

 

 

4. 추천서 요청도 정말 많은 손이 갔고 개인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작업이었다. 추천서 입력은 추천인들이 직접 입학 페이지에 들어가 작성 및 업로드를 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추천인 분들이 쉽게 추천서를 작성하실 수 있도록 스케줄을 조정하고, 추천서를 쓰기 쉽도록 내용을 정리해드리고, 지속적으로 스케줄을 안내드리는 것 뿐... 물론 추천인 분들께서 바쁘신 스케줄 중에, 이 미천한 제자/후배 도와주시겠다고 없는 시간 쪼개서 노력해주신 것을 알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송구하지만, 성격 상 내 스스로 어찌 할 방법이 없는 무언가에 내 미래와 운명이 걸려있다는 느낌이 정말 큰 스트레스 였던 것 같다. 관련 내용은 다다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한다.

 

 

 

hozy의 준비과정에서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이 또 있다. 본격적으로 대학원 준비를 시작한 2월부터 매일매일 무엇을 했는지 엑셀에 정리하고, 장기계획에 맞춰 잘 진행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 했다. 특히나 장기레이스일수록 중간중간 해이해진다거나,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게 맞는지 불안한 순간이 자주 찾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기록해둔 내역이 때로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채찍이 되기도 하고, 이만큼 했으니 그만 걱정해도 된다고 위로해주는 멘탈 힐링 팩터가 되기도 했다. 

 

그냥 해야할 것과 해놓은 것은 모두 때려박아서 엑셀에 적어넣곤 했다.

 

또한 지원한 20개 학교의 deadline을 기준으로 엑셀에 D-30/D-15/D-day를 모두 이 엑셀에 기록해놓고 스케줄을 관리했다. 다른 분들의 미국대학원 수기들을 보면, 나중에 deadline이 몰리면 정신이 없어서 하나씩은 놓치게 된다고 하시던데, 나는 절대 그럴일 없다고 자만했으나... 나도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의 deadline을 잘못 알고 있다가 놓쳐버렸고 그걸로 또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었다...  응 니 얘기야

 

각 학교별 To-do 관리는 성은지 님의 블로그에 영향을 받아, 학교마다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 MS OneNote에 정리했다. 이렇게 2중 3중으로 할 일들을 관리하고, 매일 뭐 했는지 체크를 하니 그래도 나름 체계적으로 놓치는 것 없이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To be continued...

 

 

<목차>

1. 어쩌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대학원을 준비하게 됐지? (Feat. 비전공자 컴플렉스)

2. 퇴사자의 미국대학원 준비 타임라인은?

3. 비전공자는 CS 대학원 준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4. SOP / Resume / Personal Statement / Diversity Essay, 쓸게 많네? ㅎ

5. 추천서도 꽤나 공들일게 많더라.

6. 그래서 준비하는데 $얼마나$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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