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hozy는 어떻게 Stanley 1913 의 팬이 되었는가...

2024. 7. 20. 23:32시장 생태계 최고존엄, 소비자 일지/[물건] 이건 꼭 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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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와 커플로 맞춰 구매한 아이스플로우 에어로라이트 패스트플로우 / 캡&캐리 개봉 기념으로, 오랜만에 hozy가 이런 저런 텀블러들을 거쳐 어떻게 결국 스탠리에 정착하게된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털어보고자 한다. 다음 포스팅에선 스탠리 제품들 간 색상 및 크기 비교를 해보겠다.

 

어느덧 스탠리 바라기가 되어버린 hozy는 사실 스탠리로 텀블러 라이프를 시작한게 아니었다.

 

1.1 하이드로 플래스크 시즌 1

hozy가 처음으로 사용해본 텀블러는 하이드로 플래스크였다.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서부를 여행하던 2017년, 지금은 아마존에 인수된 Whole Food Market이 동네 슈퍼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터무니 없이 비싼 야채 및 고기 가격들을 보고 대충 미국의 초록마을 같은 거구나 했었다. 그렇게 내가 살 건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둘러보다가 우연히 마주하게된 녀석이 바로 Hydroflask 였다. 물통인데 회색빛으로 뭔가 155mm 같이 생겨먹었던 그 녀석은 내 마음을 홀라당 빼앗아갔다. 빠듯한 주머니 사정으로 여행 중  많은 기념품을 살 순 없었던 hozy였지만, 무언가 이 텀블러 만큼은 미국에 온 기념으로 꼭 사고 싶었기에 무리해서 구매했더랬다. 그렇게 한국에 가져와서 애지중지 사용했고, 얼마나 맘에 들었으면 동양화 그리기 수업시간 이 친구를 모델로 그림도 그렸었다.

 

농담으로 표현해본 하이드로 플래스크

 

 

그렇게 녀석과 보냈던 뜨거웠던 1년이 지나고... 내가 이 물통을 쓰는게 그렇게 부러웠을까? 도서관 책상에 올려놨더니 누가 훔쳐가 버렸다. 돌이켜보면 이 물통의 보냉 성능은 스탠리의 80% 정도이고, 뚜껑과 본체 사이 스테인리스가 드러난 부분에 계속해서 수증기가 응결했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무식하게 튼튼한 본체와 뚜껑은 hozy처럼 액티비티를 즐기는이라고 쓰고 물건 막쓴다고 읽는 사람에겐 지극히 미국스럽고 든든한 물통이었다.

 

1.2 콕시클

딱히 환경 보호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텀블러에 시원한 물을 담고 다니며 내가 원할때마다 마실 수 있다는 점에 반해버린 hozy는 더이상 텀블러 없인 살 수 없었다. 때문에 다음 텀블러를 무엇으로 살지 고민이 많았다. 마음 같아선 하이드로 플라스크를 한번 더 사고 싶었지만 2018년 당시엔 하이드로 플래스크가 한국에 정식 출시 되지 않았고, 아직 직구가 활성화된것도 아니어서 납득할 수 없는 가격에 수입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아무리 하이드로 플라스크가 좋다지만 아직 취준생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하던 hozy였기에 이런 저런 브랜드 물통들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것이 소위 "이영자 물통"이라고 광고하던 콕시클이었다.


뭔가 모양이 엘더스크롤에 나오는 포션통 같이 생겼고, 황동색이 멋져보였던 녀석은 물론 하이드로 플라스크보단 저렴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런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이전 하이드로 플래스크를 써보며 텀블러 라이프에 익숙해진 hozy에게 텀블러는 필수재였고 한번 사면 오래 쓸 것이기에 투자해볼만 하다 생각이 들어 큰 맘 먹고 구매를 했었다.

 

인화원에서 쓸떼없이 불타오르던 hozy의 열정을 담담히 그러나 살짝 아쉽게 식혀주던 콕시클의 물

 

 

그러나(!) 콕시클 텀블러 보냉 성능이 많이 떨어져 얼음이 금방 녹기 십상이었고, 그 무엇보다 입구가 좁아 얼음이 잘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겐 그저 예쁜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돈 들여 산거 마지 못해 썼던것 같다.

 

 

1.3 하이드로 플래스크 시즌 2

시간이 흘러 흘러 hozy는 취업에 성공했고 어느덧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다. 첫사랑을 잊을 수 없다들 하지 않는가? hozy는 하이드로 플래스크를 잊을 수 없었다. 돈 조금 아껴보겠다고 콕시클을 사고 얼마나 후회를 했던가... 이젠 실탄도 빠방해졌겠다, 비록 직구라 비싸더라도 텀블러는 좋은 걸 쓰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하이드로 플래스크를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하이드로 플라스크가 한국에 정발을 했다고? 이건 꼭 사야지!!! 물론 정발을 했어도 여전히 다른 브랜드에 비해선 높은 가격이던건 여전했지만, 과거 정열을 불태우던 대학교 3-4학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하이드로 플래스크 텀블러를 다시한번 꼭 써보고 싶었다. 그렇게 들이게 된 녀석이 파란색 32온스 제품이었다. 

 

출처 : 하이드로 플라스크 공식몰

 

 

한창 웨이트 트레이닝과 오픈워터 스위밍에 빠져있던 신입사원 hozy는 헬스장에 갈 때도, 웻 수트를 입고 한강을 도하할 때도 하이드로 플라스크를 챙겼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에스프레소 샷과 얼음을 가득담아, 짤랑 짤랑거리며 마시는 낙으로 일을 했던거 같다.

 

한강을 건너갈때면 항상 부이 끈에 숏핀과 하이드로 플래스크를 매달고 헤엄치곤 했었다.

 

 

여행을 갈때도, 등산을 할 때도 항상 함께했던 녀석은 여전히 묵직하니 튼튼해서 쓰기에 썩 좋았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이 물통 역시 내가 처음 써본 그것과 비슷하게 보냉 성능이 스탠리에 비해 부족했고, 무엇보다 32 온스 제품의 거대한 사이즈와 상당한 무게는 휴대하고 다니기엔 좀 부담스러웠던게 사실이다. 차량 컵홀더엔 당연히 안들어가고 말이다.

 

최근 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 여행도 이 친구와 함께했지만, 돌아오는길 늘어난 짐으로 몇가지 물건은 현지에 버리고 와야했고, 어쩔 수 없이 하이드로 플래스크와 이별을 하게되었다. 물론 파리에 분리수거를 깔끔하게 잘 하고 왔다!

 

이별 여행이 되어버린 베르사유에서 다정하게 한 컷!

 

 

1.4 스탠리 프리시즌 (비어 파인트)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하이드로 플래스크와 다소 간결하게(?) 이별할 수 있던건 사실 엄청난 녀석을 발견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스탠리! 하지만 스탠리 텀블러를 먼저 써본 건 아니었다. 스탠리 비어파인트 제품이 티몬에 1+1 핫딜로 떴는데, 마침 동네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던 hozy는 이런 보냉 컵이 필요했고, 히포와 맞춰볼겸 하나를 주문했다.

 

쑥떡 꿀떡

 

 

근데 이거 뭔데... 컵주제에 아침에 가져간 얼음이 저녁이 되어서도 그대로 있는것 아니겠는가!!! 그동안 하이드로 플래스크가 최고라 생각했던 hozy는 컬쳐쇼크에 빠졌다. 위에가 뻥뚤린 컵도 이렇게 보냉 성능이 좋은거면, 뚜껑 막힌 텀블러는 도대체 어떤 물건일까? 마침 사용하던 하이드로 플래스크가 너무 커서 적당히 휴대성있는 텀블러가 필요했던 시점이었기에, hozy는 스탠리 텀블러 딜이 뜨기만을 한참을 기다리며, 스탠리 비어 파인트를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더랬다...

 

미니멀하면서도 맥시멀한 hozy의 출근 패키지, 그 중에서도 청일점은 스탠리!

 

 

1.5 스탠리 텀블러 (24년 핫한 신상)

그런데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스탠리 텀블러는 딱히 딜이라 할 만한게 뜨질 않더라. 마침 쓰던 하이드로 플래스크를 프랑스에 버리고 와서 텀블러가 없겠다, 언젠가 하나쯤은 사야지 하며 뽐뿌만 새로고침 해대기를 한 달 정도가 지나던 시점... 락앤락 텀블러가 세일을 한다는 소식을 히포가 알려줬다. 그런데 락앤락 제품들은 하나같이 식기세척기 사용이 불가했다. 이제 필라델피아로 가게 되면 항상 식세기를 돌려야 할텐데, 이걸 사는게 맞나 하며 고민하다가 문득 스탠리는 어떤가 궁금해졌다. 그렇게 알게된 스탠리 아이스플로우 에어로라이트 제품들!

 

스탠리의 보냉 성능이야 hozy가 보증하는 부분이었고, 제품 리뷰페이지를 보니 먼저 구매하신 선배님들께서 보증해주고 계시겠다, 네이비 색도 깔쌈하겠다, 무게가 역대급으로 가볍다는데 또 디자인도 미니멀하게 잘 빠졌네? 5만원 대의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이 제품이라면 10년도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마침 스탠리가 할인행사도 한다고 한다. 이 소식을 히포에게 알려주니 마침 히포도 기존 473ml 제품은 벤티 사이즈를 받을 수 없다며 본인도 사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서로 원하는 부분은 약간 차이가 있었다. hozy의 경우 텀블러를 험하게 쓰기 때문에 단순한 구조에 튼튼한 제품이 필요했고, 히포는 입 닿는 부분이 외부에 노출되는게 싫어 뚜껑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근데 스탠리는 이것도 다 고려를 했나본데? 캡&캐리는 hozy의 요구를,  패스트플로우는 히포의 요구를 정확히 맞췄다.

 

이걸 어떻게 참아, 진행시켜를 외친 hozy. 이걸 선물로 사주겠다는 히포. 또 그대로 넙죽 받은 hozy였더랬다!

 

네이비 핑크!

 

 

다음 포스팅에선 hozy와 히포가 갖고 있는 스탠리 제품들의 크기와 색상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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